본문 바로가기

Brand Story

진짜 빈티지, 프라이탁 FREITAG




프라이탁의 주 원료는 '트럭' 방수천.








트럭 위에 씌우는 방수천, 폐차에서 뜯어낸 안전벨트, 자전거 바퀴의 고무튜브로 '가방' 을 만든다면? 말로만 들어도 거북스럽고, 꺼려지는 가방이다. 하지만, 일본에 '이 가방'만 200개 정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몇 명 있고, 네덜란드의 한 여성은 '이 가방'을 모아두는 방이 따로 있을 정도로 열성 광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이 가방'은 ‘프라이탁' 이야기다.





FREITAG lab. ag / NŒRD, Zurich-Oerlikon, Switzerland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업사이클링(up-cycling)'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



설립

1993


대표

프라이탁 형제

Markus and Daniel Freitag


스텝 수

around 160


Production

around 400,000 products per year

매년 가방 약 40만개 제작.





F90_00763  DELGADO / FREITAG

F201_00497 PETE / FREITAG


F45_01535 LOIS / FREITAG







가장 싼 것도 15만원은 하고, 비싼 것은 60만원을 넘는 이 가방이 매년 전 세계에서 20만개가량 팔린다.
왜 사람들은 쓰레기 가방을 수십만원이나 주고 사고, 열성 팬이 한국에만 3000명에 이르는 걸까.






FREITAG Display





예전에 홍대의 어느 편집숍에서 프라이탁 매장을 본적이 있는데, 빈티지스러우면서도 튼튼한 가방, 특이한 디스플레이가 신선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다만,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이 아니어서 조금 의아했다. 하지만 프라이탁 그들만의 마케팅 방식,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이해하면서 내 궁금증은 모두 풀렸고, 프라이탁의 재치넘치는 매력에 나역시 반해버렸다.





Freitag bros. (Markus and Daniel Freitag)




프라이탁은 프라이탁 형제, 마르쿠스 프라이탁/ 대니얼 프라이탁이 세운 가방 회사이다. 이 두 형제가 방수천으로 가방을 만들게 된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First FREITAG Bag





프라이탁 본사가 위치해 있는 스위스 취리히는 추적추적 보슬비가 자주 내린다. 실제로 취리히에 잠시 여행을 한 적이있는데, 나 역시 그 날 비를 맞았다. 1993년, 디자이너였던 프라이탁 형제는 그림이 비에젖지 않도록 방수 가방이 필요했다. ‘비’를 해결해야 했던 고민이 프라이탁의 시작이었다.










"솔직히 최초에 '재활용품'을 쓰게 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처음 가방을 만들 당시 우리 집은 고속도로 옆에 붙어 있었어요. 원래는 방수 가방을 만들려고 했는데, 방수가 되면서도 튼튼한 옷감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을 보면서 '저걸로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단 공급업자들에게 문의할 수도 있었지만,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재료를 찾아보고 싶은 욕심이 더 컸어요. 운송회사에 찾아가 트럭의 폐방수천을 받아 갈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고, 그걸로 최초의 가방을 만들었습니다. 가방은 우리가 생각했던 기능성에 딱 들어맞았습니다. 단단하고 방수가 되면서 질기니까요. 우리는 처음부터 '재활용품만 쓰겠어. 이걸로 마케팅을 할 거야' 같은 생각을 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능성을 찾아보던 중 우연히 눈에 띈 재료가 재활용품이었던 것입니다.”


- 마르쿠스 프라이탁 -






기능에 충실한 가방, 프라이탁 






프라이탁은 기능에 따른 디자인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다. 그 각각의 기능을 '스탑모션'을 통해 재치있게 설명해준다. 이런 사소한 재미들이 프라이탁만의 남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프라이탁 가방의 주재료인 트럭 방수천은 절대로 새것을 쓰지 않는다. 실제로 트럭에서 5년정도 사용된 것을 쓴다. 그러니 같은 소재, 같은 디자인의 방수천이라도 저마다 헌 정도, 묻은 때가 달라진다. 그들이 프라이탁 설립 이후 300만개 이상의 가방을 만들었는데, 그 가운데 똑같은 가방은 단 하나도 없다.  방수천을 구하는 방법은 직원 4명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트럭 운송업체를 찾아가 가방 제작에 사용할 수 있는 방수천을 구한다. 방수천을 구한 뒤, 세척, 불필요한 부분의 재단과정을 거친 후 가방 제작에 들어간다. 분명, 이 과정은 생략할 수도 있었다.  방수천을 만드는 원단 업체에서 납품받으면 굳이 세척할 필요도 재단할 필요도 없다. 훨씬 더 간단하고 비용도 더 적게 든다. 그런데 왜 안 그랬을까?




이 질문에 대해 마르쿠스씨는 "그렇게 만든다면 스토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나하나에 스토리가 담겨있는 프라이탁 가방들.








"트럭 방수천이 최근 5년간 어디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가 고객들에게 '역사'로 전달됩니다. 그리고 고객이 가방을 사용하면서 제품에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여가는 것입니다. 재활용이란 제품의 '두 번째 인생'입니다. 다른 회사라면, 새 제품을 만든 다음 '마케팅 팀' 같은 데서 제품을 설명하는 최적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겠지만, 우리는 억지로 만든 스토리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생산 라인 모든 부분에서 그런 룰이 지켜지고 있어요. 그게 다른 회사와 우리의 큰 차이점입니다.”



- 마르쿠스 프라이탁 -












프라이탁 만의 가장 큰 매력에 대해 마르쿠스는 이렇게 답했다.







"일단 스스로 직접 가방을 고른다는 점입니다. 똑같은 제품이 하나도 없으니 고객이 매장을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색과 디자인을 찾아다녀야 하는데, 이 점이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것 같아요. 둘째는 기능입니다. 비싸고, 소재가 훼손되기 쉬워 함부로 다루기 어려운 명품 가방보다 훨씬 편하게 들 수 있으니까요. 셋째는 스토리입니다. 사람들은 우리 제품의 '업사이클링(upcycling·재활용품을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란 개념을 좋아합니다. 고객들은 우리가 가방을 어떻게 만드는지 잘 알고 있고, 이것이 사회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옳다'고 생각해 줍니다. 드물지만 프라이탁 가방 특유의 지독한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웃음). 마지막으로 우리 가방의 빈티지한 매력을 좋아합니다. 요즘 일부 패션 업체는 새 재료를 가공해서 마치 오래 쓴 것처럼 보이게끔 합니다. 그건 가짜 빈티지예요. 반면 우리 제품은 실제로 오래 써서 닳아있는 것을 활용해 가방을 만들고, 고객들의 손때가 묻고 때가 타면서 더 낡아갑니다. 이게 진짜 빈티지라고 생각해요."















프라이탁 가방의 제작과정은 5가지 단계로 나눠진다.










1. RAW MATERIALS 

방수천 구하기 




2. CUTTING THE TRAPS

트랩 재단



3. WASHING

세척

비가 많이내리는 취리히의 기후를 이용하여 본사 내부 시설에 비를 모을 수 있는 탱크가 설계가 되어있다. 탱크에 빗물을 모아 정수 후 방수천을 세척한다. ‘비’라는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시작한 고민이, 그 속에서 답을 얻은 것이다.




4. BAG DESIGN

가방 디자인

트럭 현수막 한장이 있더라도 어떻게 잘라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상품이 되기때문에, 이 작업에서 신중을 가한다. 색깔과 요소가 잘 배합될 수 있도록 패턴을 잘라내야 감각적인 가방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5.SEWING

재봉

대표이미지

F152_00239  HARPER / FREITAG





이렇게 탄생한 프라이탁 가방은 광고 방식도 독특하다.  퀄리티 높은 그들의 현장 사진, 제품 사진, 스토어 사진들을 웹사이트에 전시해 놓아 그들의 활동이 자연스럽게 알려지도록 한다. 














주로 스탑모션을 사용해서 제품설명이나 홍보동영상을 제작하는데, 그들의 상상력, 유머를 담을 수 있는 아주 적합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프라이탁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각 가방의 기능에 대한 정말 많은 스탑모션을 감상할 수 있다.



멋도 재미도 기능도 있는 프라이탁의 가치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프라이탁의 가방은 단순한 빈티지가방이 아니다. 원재료에 스토리가 담겨있고, 제작과정에서 또다른 스토리가 부여된다. 이런 진정한 스토리가 있기에 열성 매니아층이 형성되고, 비싼 가격에도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이겠지.

가방이라는 소재에 한계를 짓지않고, 무궁무진한 기능을 부여해내는, 어떠한 문제에도 유머러스하게 해답을 찾아내는, 

진짜 빈티지 프라이탁. 그들 머릿속이 재미있다.









이미지 출처

http://www.freitag.ch


인용

명품이 된 폐품가방 ‘프라이탁 열어보니’,Chosun Biz

재활용 디자인의 선두주자 프라이탁, jungle 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