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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Story

"가구공룡" 이케아, IKEA

"가구공룡" 혹은 "스웨덴식 디즈니랜드" 라고 불리는 스웨덴의 인테리어 전문점 이케아(IKEA).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아이케아' 라고도 불린다. 최근 이케아 매장이 한국에 첫 상륙을 하면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동해 표기 논란부터 가격 책정 논란, 영세 가구 업계의 영향 논란 그리고 연필거지까지... 한국은 지금 이케아로 떠들썩하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나도 얼마전 광명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반나절을 돌아보면서 이케아의 비전과 브랜드전략, 그들이 설계해놓은 시스템에 대해 이해하면서 '와, 이래서 이케아구나!'하는 놀라움과 동시에 스웨덴이라는 국가자체에 호기심이 생겼다. 'To create a better everyday life for the many people'.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나은 매일의 삶을 제공한다는 의미의 이케아의 대표적 비전이다. 
















IKEA /  Sweden

 저가형 가구, 액세서리, 주방용품 등을 생산, 판매하는 스웨덴의 DIY 인테리어 전문점


설립

1943


창립자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


Production

총매출액 287억 유로
매장 27개국 315개
제품 약 9,500개 제품군
직원 147,000
공급업체 51개국 홈퍼니싱 공급업체 1,002곳 
매장 방문객 7억1,600만명
웹사이트 방문자 15억명 이상
카탈로그 2억1,700만부, 30개국어
IKEA 푸드 연매출 14억6천만 유로
제작 제작공정의 59%가 유럽에서 이루어진다.







대표이미지

POÄNG  Children's armchair, birch veneer, Almås natural














북유럽 사람들은 지리적 위치상 혹독하게 추운 날씨의 영향으로 집 ‘밖’보다는 집’안’ 생활에 충실한다고 한다. 그래서 북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자리잡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북유럽 감성’, ‘북유럽 인테리어’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위치한 스웨덴에는 ‘피카’라는 문화가 존재한다. ‘피카'는 스웨덴어로 ‘커피 브레이크’, ‘티 타임’이라는 뜻인데,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차 한잔의 여유를 의미한다. 스웨덴 사람들은 퇴근 후에 회식보다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피카시간을 보내고, 근무시간에도 짬을 내서 피카시간을 즐기는 등 피카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이러한 가정적인 문화 속에서 이케아(IKEA)는 탄생했다. 








IKEA MALL







이케아는 저렴하다. 가구가 이렇게까지 저렴해도 되나? 궁금증이 생길정도로 저렴하다. 이토록 가격이 착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케아 제품이 다른 가구업계의 제품보다 50%까지 저렴할 수 있는 이유는 포장의 혁명 때문이라고 한다. 이케아의 제품들은 완제품이 아닌 조립식 가구이기 때문에 납작하게 포장할 수 있다. 이것을 일명 ‘플랫백’ 방식이라고 한다. 포장의 부피, 즉 ‘공기’마저 줄여 운반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는  DIY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조립비용도 없앴다. 매장 크기에 비해 직원도 별로 없다. 인권비조차도 줄인 것이다. 그러니 가격이 쌀래야 쌀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케아를 쇼핑하거나 제품을 사용하는 데에는 딱히 큰 어려움이 없다. 오히려 '스웨덴식 디즈니랜드'라는 별명에 걸맞게 더 재미있다. 너무나도 알아보기 쉽게 디자인된 설명서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직원대신 매장 곳곳에는 동선을 유도하는 표지판이 존재하고, 제품소개에 관한 문구들도 많이 붙어있다. 이런 문구들에는 이케아가 추구하는 비전뿐만 아니라 제품을 사용해 보고싶게끔 호기심을 유도하는 문장들로 채워져있다. 이처럼 이케아는 혁신적으로 가격을 줄였다. 이케아는 전적으로 박리다매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IKEA'라는 이름은 설립자 이름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 그가 자란 도시 (Elmtaryd), 그리고 고향 (Agunnaryd)의 약자를 모아 만든 것이라고 한다. 노란색 폴로 셔츠와 파란색 바지를 입은 직원들이 있는 곳. 로고만 봐도 스웨덴의 국기를 연상시키는 이케아는 마치 '우리가 바로 스웨덴의 대표 브랜드다!' 라고 외치는 것 같다. 이렇게 이케아는 '스웨덴다움'을 강조한다. 이케아 매장 앞에 설치 되어 있는 대형 말 조형물들은 스웨덴 전통 목각 인형 '달라호스'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고, 매장 내에 있는 가구들의 이름은 현지의 스웨덴식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케아 레스토랑에서는 미트볼 등 스웨덴 전통음식을 제공한다. 나는 곳곳에 스웨덴 국기가 걸려있던 이케아 매장을 돌아보며 마치 스웨덴에 있는것과 같은 착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는 과연 이케아처럼 대한민국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브랜드가 존재할까. 걱정섞인 의문이 드는 동시에 부럽기도 했다. 







IKEA는 재생 및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나 재활용된 환경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한다.














"고객들은 제품을 조립하며 민주적 디자인에 참여합니다. 함께 할 때 우리는 절약할 수 있습니다."

- IKEA -


















보통의 가구매장에서 가구를 구매하는 방법은 고객이 매장을 둘러본 뒤 원하는 가구를 고르고 결제를 진행한다. 짧게는 2~3일, 주문제작일 경우 10일 정도 후에 완성된 가구가 집으로 배송다. 가구 부피가 상당할 때면 기사님께서 직접 방문하여 원하는 위치에 설치해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정을 비우고 기사님과 스케줄을 맞춰야한다. 기사님 방문 후 가구설치가 완료되면 그제서야 가구 쇼핑은 끝이 난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에 가구를 구매하는 것은 돈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투자를 감수해야한다. 그래서 한국인들에게 가구쇼핑은 새로 이사를 가거나 리모델링 등 큰 계기가 없는 이상 엄두를 내기란 쉽지가 않다. 그러나 이케아는 그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이케아의 고객은 쉽게 가구를 버리고 바꿨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케아의 매장에서는 마트에서 장을 보듯 소품을 척척 담을 수 있고, 부피가 큰 침대나 장롱도 쇼핑리스트에 적기만 하면 계산대에서 바로 포장된 제품으로 받아 갈 수 있다. 그야말로 '패스트 가구'인 셈이다. 또한 이케아 매장에서는 꽤 두께가 나가는 카탈로그를 무료로 배포한다. 카탈로그를 배포하는 양이 해리포터 부수만큼이라고 하니 그 양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짐작된다. 고객들에게 더 쉽게, 더 자주, 가구와 인테리어를 바꾸도록 유도하는 전략인 것이다. 이케아의 조립식 가구는 고객 맞춤형 디자인인 동시에 저렴한 가격, 편리한 시스템, 시간단축 등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는 의식주이다. 옷이나 음식만큼 사는 곳도 인간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고, 또 중요하다. 집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공간이기에 그 곳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옷이나 음식에 비해 리빙 제품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멋보다는 실용을 중시하는 한국에는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서있고 그 안은 빌트인 가구들 채워져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집꾸미는데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한국인들인 것이다. 그런 우리에게 이케아는 스웨덴식 감성을 불어 넣고 있다. 그렇다고 억지로 스웨덴식 가구를 강조하는 것이 아닌 한국인들의 주거형태에 맞는 가구를 권유한다. 실제로 이케아는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각 나라의 특수성을 세밀하게 반영하는 노력에 힘을 쏟는다고 한다. 미국인들에겐 침대 위에서 아메리칸 브랙퍼스트를 즐기는 일이 일상적이지만, 중국인들은 침대에서 절대 밥을 먹지 않듯 사람들은 저마다 사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케아 사람들에게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그들이 분석해야 할 가장 큰 숙제이다. 
















추운 환경에 순응하면서 살아온 북유럽 사람들의 일상은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형성되어 있었다. 그들은 여유를 즐길줄 알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만 같다. 물론 행복의 잣대를 함부로 판단 할 수는 없지만 자기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정체성을 지키려 하는 점은 충분히 본받을만하다. 우리나라에도 분명 옛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아름다운 주거형식이 존재하는데, 그 전통이 살려진 건물이나 인테리어를 찾기란 쉽지가 않다. 빼곡히 채워진 아파트나 빌딩숲을 볼때면 숨이 턱턱 막히기까지 한다. 대한민국만의 감성이 담긴 아이덴티티가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안타깝고 한편으로 불안하기까지하다. 이케아라는 브랜드에 대해 알게 되면서 한가지 느낀 점이 있다면, 언젠간 내가 할 수 있는 한해서 반드시 대한민국다운 감성이 팍팍 묻어나는 브랜드를 만들어 내고 싶다는 소망이다.











이미지 출처

www.ikea.com

www.ikea.kr

www.brandwatch.com(ikea mall)


참고

이케아의 매장 전략, 월간디자인, 2015.02

이케아의 나라, 스웨덴에서 보낸 일주일, 여성중앙, 2014.11

이케아라는 공룡, VOGUE, 2014.05